“슬리퍼 잘못 신었다 ‘불임’이라니” 중국산서 유해 성분 검출 ‘충격’
유해 성분 기준 초과…일부 ‘805배’
“제조업체들, 불임 유발 알면서도 생산”
[펑파이신문 캡처, 연합]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중국산 아동 슬리퍼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 성분이 검출됐다. 특히 해당 유해 성분은 아동의 조숙증은 물론, 향후 불임 등까지 유발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중국 매체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5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판매량 상위 아동용 슬리퍼 50개 제품, 몇몇 오프라인 매장에서 12개 제품 등 총 62개 제품을 결과, 53개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전체 초과율은 85%로, 한 제품은 기준치를 무려 ‘805배’나 넘어섰다. 프탈레이트는 널리 쓰이는 저렴한 가소제로, 아동의 조숙증과 향후 불임 또는 자폐를 유발할 수 있다.
이 중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 발암가능물질(2B등급)이다.
DEHP와 DBP, BBP 등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의 함유량은 0.1%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중국의 국가표준 규정이다.
제조업체들은 유해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생산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펑파이에 “원가가 비싸면 팔리지 않고, (기준을 맞추려면) 설비도 바꿔야 해 번거롭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라벨과 합격증은 모두 스스로 만들 수 있다”고 털어놨다.
불합격 제품의 대부분은 광둥성 우촨(吳川) 시에서 생산됐다.
우촨에서 1980년대부터 시작된 플라스틱 신발 산업은 현재 이 도시의 3대 산업축이 됐고, 우촨은 2019년 ‘중국 플라스틱 신발의 수도’라는 명성까지 얻었다.
현재 우촨의 플라스틱 신발 생산량은 중국 전역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연간 생산 규모는 80억위안(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아프리카와 중동 등 지역으로도 수출하고 있고, 한때 우촨 제품의 아프리카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했다.
보도 이후 우촨시 당국은 관련 제조업체에 대해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