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극동 항구서 작년 8월부터 포탄 160만발 운송… 北이 보낸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9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러시아에 7만4000t 이상의 폭발물을 보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비영리 싱크탱크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가 입수·분석한 러시아 내부 교역 자료를 인용,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7만4000t 이상의 폭발물이라고 표기된 컨테이너가 러시아 극동의 항구 2곳에서 주로 우크라이나 인근 서부 국경을 따라 16곳에 보급됐다고 보도했다.
C4ADS에 따르면 7만4000t은 운송 자료에 ‘폭발물’로 표시된 컨테이너 물량을 합한 것이며, 이 폭발물은 러시아 내 운송 장소로 미뤄볼 때 탄약으로 보인다. 운송 장소 16곳 가운데 12곳은 탄약 저장 시설 근처라는 것이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다라 매시콧 선임연구원은 자료상의 운송 장소 인근 시설은 포병, 로켓 저장고와 연계돼 있으며 일부는 포병과 장갑차용 탄약을 저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폭발물이 처음에 어디에서 실렸는지는 관련 자료에 담겨 있지 않다. 하지만 WP는 C4ADS와 함께 위성사진과 해상 교통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러시아 선박이 북한과 러시아를 오고 간 증거가 발견됐다며 북한이 보낸 폭발물로 추정했다. WP에 따르면 러시아군과 연계된 러시아 선적 선박들이 북한 나진항에 정박한 후 러시아 보스토치니항과 두나이항에 입항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도 비슷한 시기에 나진항과 러시아 항구 두 곳 간에 이뤄진 27건의 수송을 파악했다. 내용물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천 개의 컨테이너가 운송된 것으로 추정했다.
폭발물 대부분은 러시아 도착 일주일 안에 전장 인접지역으로 운송이 시작됐다. WP는 폭발물 7만4000t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서 사용하는 유형의 포탄 약 160만발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